체코 중앙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3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매입하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실험적 접근에 나섰다. 향후 국제 금융 시스템 변화에 대비해 실전 경험을 축적하려는 의도다.
체코 중앙은행(CNB)은 디지털 자산 준비금 운용을 위한 파일럿 모델을 가동하면서, 소규모 테스트 포트폴리오를 조성했다고 13일 밝혔다. 구성 자산은 비트코인(BTC), 미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1종, 그리고 토큰화된 은행 예금 1종으로 알려졌다.
CNB는 이번 구매가 디지털 자산의 잠재력을 연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디지털 자산을 공식 준비금에 편입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알레시 미흘(Aleš Michl) CNB 총재는 발표문에서 “앞으로는 체코 코루나만으로도 토큰화된 체코 국채나 다양한 투자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번의 터치로 투자 자산과 일상 결제를 동시에 처리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실험이 체코 내에서 대규모 제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중앙은행이 실물 화폐 이외 자산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각국의 통화당국도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개발과 함께,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디지털 자산과의 연계를 시험하는 추세다. 체코의 사례는 그 흐름 속 작은 단면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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