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美 IPO 정식 착수…트럼프 셧다운 종료에 SEC 업무 재개

| 서지우 기자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IPO 절차에 착수했다. 싱가포르는 완전한 규제를 갖춘 준비금 기반 스테이블코인만 결제 자산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43일간 지속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을 종료하는 예산안에 서명했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등록 서류(Form S-1)를 제출하며 뉴욕증권거래소에 'GRAY'라는 종목 코드로 클래스 A 보통주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가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와 이더리움 트러스트 ETF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정 주식 프로그램’을 통해 책정될 예정이다.

이번 제출은 상장을 위한 절차 중 하나로,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SEC의 승인 이력에 따르면, 상장 승인까지는 수 주에서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 이번 공시는 그레이스케일이 지난 4개월 전 비공개로 IPO 문서를 최초 제출한 데 이은 공식적인 절차로, 회사는 2025년 9월 기준 순이익이 2억 3,300만 달러(약 2,33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00만 달러(약 200억 원)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번 발표는 SEC가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 이후 정상 운영을 재개한 첫날에 나왔다. 셧다운 기간 동안에도 기업들은 서류를 제출할 수 있었지만, SEC 인력이 제한돼 IPO나 ETF 승인 절차는 사실상 중단됐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새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앞두고 시장 정리에 나섰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의 치아 더 지운(Chia Der Jiun) 국장은 핀테크 페스티벌 기조연설에서 “규제되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은 고정 가치 유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례가 많으며, 대형 금융 거래의 결제 자산으로는 부적절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8년 머니마켓펀드 붕괴 당시와 같은 ‘디페깅 리스크’를 지적하며, 법적 뒷받침과 준비금 보장이 있는 토큰만을 향후 결제 자산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치아 국장은 향후 디지털 화폐 시대에는 속도와 유연성뿐 아니라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여러 애플리케이션 사이를 넘나드는 개방형 생태계로 홍보되는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준비금과 환급권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 정부 셧다운을 끝내는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 예산안은 지난 월요일 상원을 통과한 뒤 수요일 하원에서 가결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만에 서명 절차를 완료했다. 이로써 43일간 지속된 미국 역사상 최장 셧다운이 종료됐다. 해당 법안은 2026년 1월 30일까지 정부 운영 자금을 지원하게 되며, 여야는 이 기간 동안 2026년 예산안에 대한 추가 합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레이스케일의 상장 추진과 싱가포르의 규제 강화, 미국 정부의 운영 정상화는 모두 암호화폐 산업과 시장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하고 있다. SEC의 IPO 검토 절차 재개와 아시아 지역의 규제 방향은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접근성과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