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비트코인(BTC)에 대한 규제 정비와 시장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기업과 지방정부 중심의 암호화폐 수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가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액으로 편입하거나 공공기관의 매입을 의무화한 것은 아니다.
현재 브라질의 비트코인 움직임은 국가단위가 아닌 도시와 민간 기업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2022년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이 시 예산의 1%를 암호화폐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지자체 재무관리자들도 비트코인 활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기업 측에서도 2025년 메리우스(Méliuz)가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전략을 발표하고 약 3,240만 달러(약 43억 원)를 확보해 암호화폐 매입에 나섰다.
공개시장에서도 비트코인 노출 사례가 늘고 있다. 2025년 10월 암호화폐 중심 기업 OranjeBTC는 브라질 증권거래소 B3에 상장하며 수천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자산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역시 상장지수펀드(ETF)와 0.01BTC 단위의 미니 선물 상품을 통해 보다 쉽게 비트코인에 접근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브라질 중앙은행도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방지(CFT), 거버넌스, 소비자 보호 등을 포괄한 새로운 기준이 마련됐으며, 이는 2026년 2월부터 시행된다. 명확한 규정 도입은 시장 참여자들의 운영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브라질의 암호화폐 정책은 ‘규칙 제정 → 전통 상품 통한 접근 유도 → 위험 헤지 수단 제공 → 정보 공개 강화’라는 순서로 단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는 국가 단위의 비트코인 도입을 추진한 엘살바도르 모델과는 다른 기업 주도의 점진적 접근 방식이다.
비록 중앙은행이나 국채 운용 기구가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브라질은 제도적 틀 안에서 민간과 지자체의 참여를 유도하며 디지털 자산 수용에 실질적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향후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2026년 이후 브라질의 비트코인 산업 생태계는 더욱 뚜렷한 형태를 갖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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