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비트코인 채굴 자산 최대 2억달러에 인수…자회사 통한 내부 거래 정황

2025년 12월 22일 15:51:54 | 민태윤 기자

북미의 대표적인 고성능 컴퓨팅 기업인 노던데이터(Northern Data)가 자회사인 비트코인(BTC) 채굴업체 피크마이닝(Peak Mining)을 테더(Tether)의 경영진과 연결된 회사에 최대 2억 달러(약 2961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거래는 테더, 노던데이터, 영상 플랫폼 럼블(Rumble) 간 얽힌 이해관계를 더욱 드러내고 있다.

‘테더 경영진 회사’가 채굴 자산 인수…구조는 모호

이번 매각의 주요 인수자는 하이랜드그룹마이닝(Highland Group Mining), 애팔래치안에너지(Appalachian Energy), 캐나다 앨버타에 기반한 익명 법인 등으로, 모두 테더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인 지안카를로 데바시니(Giancarlo Devasini)와 최고경영자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입수한 기업 문서에 따르면, 데바시니와 아르도이노는 하이랜드그룹의 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앨버타 소재 법인은 데바시니가 단독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테더의 광범위한 금융 연결망 속에서 이 같은 내부자 거래는 그 자체로 주목된다. 특히 테더는 노던데이터에 6억 1,000만 유로(약 9,049억 원)의 대규모 대출을 실행한 상태로, 이번 거래 역시 이 대출과 밀접한 연계성을 보이고 있다.

럼블의 노던데이터 인수 직전 성사된 매각

노던데이터는 지난 11월부터 피크마이닝 매각 계획을 공식화했으나, 실질 인수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의 기업 공시 규정상 인수자 식별 의무가 없었던 점도 이 같은 상황을 가능케 했다. 이후 피크마이닝 매각은 테더가 지분 약 50%를 보유한 콘텐츠 플랫폼 럼블이 노던데이터를 인수하기 직전 성사되며 테더 중심의 이해관계 구조가 더욱 명확해졌다.

특히 피크마이닝 매각은 올해 두 번째 시도로, 앞선 8월에는 일렉트론에너지(Elektron Energy)로의 2억 3,500만 달러(약 3437억 원) 매각이 추진됐으나 내부고발에 따른 논란으로 무산된 바 있다.

채굴·AI·미디어까지…테더의 확장 전략

노던데이터는 현재 유럽 검찰의 세금 사기 의혹 수사 대상으로, 9월에는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테더와 이를 둘러싼 기업 간 대규모 자산 이동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테더는 럼블이 노던데이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약 7억 1,500만 달러(약 1조 584억 원) 규모의 기존 노던데이터 대출 중 절반은 럼블 주식으로 전환받고, 나머지는 럼블에 제공하는 새 대출로 리파이낸싱할 계획이다. 이 대출은 노던데이터 자산을 담보로 한 것이다.

테더는 럼블과 1억 달러(약 1,481억 원) 규모의 광고 계약을 체결하고, 1억 5,000만 달러(약 2,221억 원) 상당 GPU 서비스 구매 계약을 맺는 등 암호화폐 외 영역으로 적극 사업을 확장 중이다. 비트코인 채굴, 인공지능 인프라, 콘텐츠 플랫폼 등 ‘탈스테이블코인’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테더의 주력 스테이블코인 USDT는 여전히 시장 점유율 60%, 유통량 1,870억 달러(약 276조 6,279억 원)를 기록하며 중심 축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테더는 이탈리아 유벤투스 축구단 인수 시도(11억 달러 규모) 등 스포츠 및 실물 자산까지 탐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

비트코인 팁 기능까지 탑재…‘크립토 생태계’ 야심

한편, 럼블은 5,100만 명 월간 사용자 대상으로 비트코인 팁 기능을 도입할 준비를 마쳤다. 내부 테스트 및 UX 조정 단계를 마친 후 12월 중순 출시가 유력하다는 후속 보도도 나오고 있다. 럼블은 이미 211 BTC(약 2230만 달러, 약 330억 원)를 보유하며 비트코인 기반 준비금 전략도 채택한 상태다.

이번 거래를 통해 드러난 구조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암호화폐 시장 외곽에서 이뤄지고 있는 ‘테더 중심 생태계’의 확대를 보여준다. 테더의 실질적 자산 운용 전략, 내부 구조, 이해상충 문제까지 다양한 이슈들을 환기시키고 있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테더의 자회사 연결 매입은 단순한 사업 확대를 넘어, 내부 거래 또는 자산 이전 방식의 우회적 전략으로 읽힐 수 있다. 비트코인 채굴, 인공지능, 콘텐츠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는 스테이블코인만으로는 미래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 하에 이뤄진 장기 다각화 전략으로 보인다.

💡 전략 포인트

- 피크마이닝 매각 시점과 럼블 인수 시점은 매우 가깝다는 점에서 ‘사전 합의된 구조조정’ 가능성 있음

- 테더가 직접 대출을 제공하고 자산을 인수함으로써 위험통제 및 자산 재구성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

- 유럽 수사, 내부고발 등 최근 법적 리스크 요인 존재

📘 용어정리

- 피크마이닝(Peak Mining): 노던데이터가 운용하던 비트코인 채굴 자회사

- 럼블(Rumble): 테더가 투자한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 리파이낸싱(Refinancing): 기존 대출을 새로운 조건의 대출로 대체하는 재융자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