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고 IPO 공식화…최대 2억 달러 조달 목표에 월가 이목 집중

| 김민준 기자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는 커스터디 전문 기업 비트고(BitGo)가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며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비트고는 이번 IPO를 통해 최대 2억 100만 달러(약 2,89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 규모는 1,180만 주, 희망 공모가는 주당 15~17달러로 책정됐다. 거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BTGO'라는 티커로 상장될 예정이다.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설립된 비트고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 보관과 운용을 대행하는 커스터디 서비스로 급성장해 왔다. 비트고의 핵심 솔루션은 보안 강화를 위해 이중 키 암호화 시스템을 활용한다. 거래 요청을 생성하는 1차 키는 인터넷과 단절된 오프라인 인프라에 저장되고, 이를 검증하는 2차 키는 보안 하드웨어 모듈(HSM)에 보관된다. 이를 통해 해킹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규제 요건과 내부 통제 정책을 만족시킨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 고객은 사전 승인된 계좌로만 자산을 이동시키도록 설정하거나, 특정 직원에게만 특정 거래 권한을 부여하는 식의 세밀한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 이와 별개로 고객이 스스로 열쇠를 관리할 수 있는 셀프 커스터디 방식도 API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비트고는 4,600개 이상의 기관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관리 자산 규모는 900억 달러(약 129조 6,000억 원)에 달한다.

공개된 실적에 따르면 비트고는 2025년 상반기에만 41억 8,000만 달러(약 6조 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다만 순이익은 3,090만 달러(약 445억 원)에서 1,258만 달러(약 181억 원)로 감소해 수익성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손익 변화가 인프라 확장과 인력 확대 등 공격적인 성장 전략 때문으로 보고 있다.

비트고는 커스터디 외에도 대출, 디지털 자산 거래, 스테이킹(staking) 등을 통해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IPO 이후 가장 주력할 부분은 스테이킹 부문이다. 블록체인 검증자로서 자산을 맡기고 보상으로 새로운 암호화폐를 지급받는 구조에서, 비트고는 현재 주로 외부 밸리데이터에 의존하고 있으나 향후 직접 노드를 운영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스테이킹 밸류 체인' 내 수익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IPO 이후 확장 계획도 뚜렷하다. 비트고는 새로운 암호화폐 지원 확대와 함께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넓히기 위한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 중심의 신뢰 기반 커스터디 솔루션은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주요 국가에서 매력적인 솔루션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고의 상장은 규제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암호화폐 기업들의 IPO가 부진했던 최근 시장에서 드문 행보다. 전문가들은 비트고의 성장성, 기관 중심 수익모델, 견고한 보안 체계 등을 시장이 주목할 만한 요소로 꼽고 있다. 성공적인 상장이 이뤄질 경우, 커스터디 모델을 중심으로 한 다른 암호화폐 기업의 자금 조달 행보에도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