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 의회가 제정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한정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를 위해 발행자가 단순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최근 미국 지역은행들이 법의 ‘실효성 부족’을 주장하며 의회에 규제 보완을 요청하고 나섰다.
지니어스법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이 저축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막는 데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토큰 보유자들에게 직접 수익을 제공할 수 없다. 이 조치는 기존 은행 예금과의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지역은행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은행들은 거래소 등 제3자 플랫폼이 여전히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 이자에 준하는 보상을 제공하며 사각지대를 악용하고 있다고 본다. 발행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지만, 그 파트너 플랫폼이 보유 잔고에 대해 리워드를 주는 구조다. 사실상 ‘제도 회피’를 가능케 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은행 업계는 이 같은 인센티브가 지역은행의 예금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형 은행에 비해 조달 수단이 제한적인 지역은행들은 지역 예금에 기반해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공급하는 구조다. 예금이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으로 빠져나가면 대출 여력도 줄어든다.
미국은행협회(ABA) 산하 커뮤니티은행위원회는 2026년 1월 초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이러한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제도적 허점을 해소하지 않으면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대체 수단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다.
지니어스법은 발행자에 대한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법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직접 이자를 줄 수는 없다. 그러나 법이 파트너 플랫폼까지 포괄하지는 않아, 실제 리워드 지급은 제3자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거래소에 스테이블코인 잔고를 예치하면, 해당 플랫폼이 자체 수익 중 일부를 리워드로 지급하는 식이다.
은행은 플랫폼 수익과 계열사 구조, 마케팅 비용 등을 통해 리워드가 조달되기 때문에 법적 효과가 반감된다고 지적한다. 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단지 토큰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수익을 얻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마치 ‘무이자 예금 통장’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주말·휴일에도 거래가 가능해 전통 금융 시스템보다 유동성이 높다는 점도 은행들에겐 위협 요인이다. 실제로 일부 발행사는 국채 등 단기 정부 채무에 기반한 준비자산을 구축해 전통 은행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형 은행은 다양한 재무 조달 수단이 있지만, 지역은행은 예금에 크게 의존한다. 이 때문에 그들은 스테이블코인 리워드 구조가 지역 경제 전반의 신용공급 능력을 위협한다고 본다. 농민, 자영업자, 학자금 수요자, 주택구입 희망자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정책연구소(BPI)는 스테이블코인이 단기자금 시장과 예금에서 자금을 유도해가면 대출비용이 상승하고 신용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이는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한이라는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리워드 프로그램이 플랫폼 수익, 마케팅 예산, 수익 공유 구조, 계열사 간 계약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본다. 보상의 재원이 무엇이든, 실질적으로 예금자의 수익성과 비교되는 기능을 하게 되면 은행으로서는 경쟁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의회에 제안된 요구는 단순히 발행자가 아니라 파트너, 계열사, 중개업체 전반에 대한 금지로 확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암호화폐 단체들과 업계 로비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블록체인협회, 크립토혁신위원회 등은 의회가 발행자 중심의 직접 이자 지급만 제한하고, 플랫폼의 보상은 허용한 배경에는 의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단체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및 정산 수단이며, 은행 예금과는 다른 카테고리”라고 주장한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대출을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 자산과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오류이며, 오히려 경쟁을 억제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리워드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면 소비자 선택권이 줄고 결제 시스템 혁신도 저해된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현재 논의되는 정책 경로는 세 가지다. 첫째, 지니어스법의 리워드 금지 범위를 발행자의 계열사 및 유통 파트너까지 확장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리워드를 허용하되 투명한 공시와 소비자 보호 조항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누가 리워드를 지급하는지, 수익이 보험 대상이 아닌지 등 명확한 설명을 의무화하고 마케팅 제한을 도입하는 식이다. 셋째는 일정 조건 아래 인센티브를 허용하는 ‘세이프하버(safe harbor)’ 도입이다. 결제 빈도나 사용 유도와 같은 활동 기반 보상은 허용하고 단순 잔고 기반 리워드는 제한하는 구조다.
결국 의회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특화형 자산’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디지털 예금 경쟁자’로 진화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지니어스법이 막으려는 것은 단순히 ‘이자 지급’이 아닙니다. 그것은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예금’처럼 작동하는 구조, 즉 사람들의 자산이 은행을 떠나 크립토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막으려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크립토 시장은 더 영리합니다. 발행자가 직접 이자를 주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수익이 나고, 사용자는 리워드를 받습니다. 토큰포스트 아카데미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수익 구조’를 분석하고, 이해하며, 위험까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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