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DNA로 설계한 블록체인 'BlockDAG'…12억 달러 기업 출신 창업자의 속도 전략

| 서도윤 기자

게이밍 DNA 이식한 블록체인 'BlockDAG', 창업자 키질로즈가 만든 속도의 반전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록대그(BlockDAG)가 예외적인 속도로 개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프로젝트가 탈중앙성과는 대비되는 중앙집중적 운영 방식으로 빠른 실행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블록대그를 이끄는 구르한 키질로즈(Gurhan Kiziloz)는 게임업계에서 연 매출 12억 달러(약 1조 7,481억 원)를 달성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게임업계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블록체인 업계에 접목하며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키질로즈가 설계한 블록대그는 첫 구상부터 작동 가능한 네트워크로 넘어가는 데 걸린 기간이 매우 짧다. 약속한 일정에 따라 기능을 출시했고, 개발 공지와 실제 구현 사이의 간극도 적었다. 일반적으로 탈중앙화 프로젝트들은 합의 기반의 거버넌스 구조와 복잡한 기술 구현으로 인해 수년간 개발 지연을 겪는 사례가 많다. 이에 비해 블록대그는 이례적으로 ‘속도’를 중심에 둔 프로젝트로서 빠르게 작동 가능한 시스템을 내놓았다.

초기 조직 구성도 이러한 방향성에 맞춰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프로젝트 초기, 키질로즈는 기존 조직의 속도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리더십 진용을 재구성했다. 실행력 중심의 인재들을 중심으로 팀을 정비했고 이 조치는 즉각적인 개발 속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Nexus에서 검증된 운영 모델이 블록대그에도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그는 “성과에 대한 명확한 기대치와 즉각적인 책임 의식을 팀에 부여했으며, 거버넌스 지연 없이 신속한 결정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기술 구성 측면에서도 블록대그는 독특한 접근을 취했다. 이 프로젝트는 ‘다이렉티드 애시클릭 그래프(Directed Acyclic Graph, DAG)’ 기반 구조를 택해 트랜잭션 병렬 처리 능력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비트코인(BTC)과 유사한 작업증명(PoW) 합의 알고리즘을 적용해 보안성을 확보하면서도, 이더리움(ETH)의 스마트컨트랙트와도 호환되도록 설계했다. 이론에 그쳤던 아키텍처는 실제 작동하는 네트워크로 구현됐고, 개발자 툴도 함께 제공되고 있다.

블록대그의 전체 자금은 키질로즈가 직접 충당했다. 외부 투자가 전무했기 때문에 투자자 조율도, 외부 압력에 따른 일정 변경 문제도 없었다. 오직 키질로즈가 방향과 속도를 모두 설정했다. 이러한 '단일 책임 체계'는 오늘날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겪는 내·외부 충돌에 따른 정체 현상을 피할 수 있게 했다.

현 개발팀 역시 그의 철학에 맞춰 구성됐다. ‘모호한 역할’보다 ‘명확한 책임’을 선호하는 개발자들과 운영 인력이 속도를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일하고 있다. 키질로즈는 “성과가 유일한 기준이며, 실행이 곧 기대치”라고 말했다. 효율성과 생산성이 기존의 블록체인 운영 문화와 확연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일반적인 블록체인은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 커뮤니티 합의와 투표 절차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사업 속도를 현저히 저하시킬 수 있다. 키질로즈는 적어도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출시 우선’ 전략을 취했다. 시간이 지나며 거버넌스 방식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 같은 상명하달식 구조가 명확히 작동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블록대그의 성패는 기술적 우수성과 시장의 선택에 달렸다. 키질로즈는 이더리움의 높은 수수료, 솔라나(SOL)의 탈중앙화 논란 등 현존 플랫폼의 한계를 공략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개발 속도는 그 자체보다 ‘유효한 결과물’로 판단될 것이며, 그가 보여주는 ‘집중과 실행’은 그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게임 산업에서 대규모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그의 이력은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다른 창업자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블록대그가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키질로즈가 그것을 설계했고, 그가 직접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빠른 개발의 이면, 검증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블록대그처럼 독창적이고 빠른 개발력을 강조하는 프로젝트들이 시장에 늘어나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속도'보다 '구조'를 꿰뚫는 눈이 중요해졌습니다. 기업의 리더십과 의사결정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토크노믹스 구조나 거버넌스 변화 가능성까지 고려한 '멀리 보는 안목'이야말로 투자 생존의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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