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커스터디 스타트업 엔트로피(Entropy)가 설립 4년 만에 문을 닫는다. 안드리센호로위츠(a16z)의 투자를 받은 이 회사는 남은 자금을 투자자에게 반환하고, 향후 사업 방향 전환도 고려하고 있다.
엔트로피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턱스 퍼시픽(Tux Pacific)은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회사 청산 사실을 직접 밝혔다. 그는 “4년간의 운영, 수차례 사업 전환, 두 번의 구조조정 끝에 엔트로피를 정리하고 남은 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회사의 사업 종료는 지난해 이뤄진 ‘크립토 자동화 플랫폼’ 전환 시도 이후 결정됐다. 퍼시픽은 이를 “n8n이나 자피어를 암호화폐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자동 서명 기술(임계값 암호화), 신뢰 실행 환경(TEE), AI 통합 등을 결합한 새로운 방향이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결국 벤처 투자의 기준을 넘지 못했다.
퍼시픽은 “피드백 요청 결과, 현재 사업 모델이 벤처 스케일이 아니란 판단을 받았다. 또다시 회사를 전환하기보단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엔트로피는 2022년 a16z 주도로 2,500만 달러(약 361억 원)를 유치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펀딩에는 드래곤플라이캐피털, 코인베이스벤처스, 로봇벤처스, 에테리얼벤처스, 베리언트 등 주요 투자사들도 참여했다. 초기 프리시드 라운드에서도 195만 달러(약 28억 원)를 조달한 바 있다.
런칭 당시 엔트로피는 파이어블록스, 코인베이스와 같은 기존 커스터디 제공업체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다자간 계산(MPC) 기반의 분산형 보안 기술로 사용자가 자금 이동 방식을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혁신 요소로 평가받았다.
퍼시픽은 청산 과정에서 a16z와 투자자 가이 우올렛(Guy Wuollet)의 조력을 언급하며 “그들의 지도는 매우 귀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엔트로피 청산은 최근 더욱 냉각된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 환경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해(2025년) 크립토 벤처 시장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약 60% 급감하며 1,200건에 그쳤다. 2024년에는 2,900건이 넘는 투자가 이뤄졌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퍼시픽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암호화폐 분야에서 물러설 때가 된 듯하다”며, 제약 분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호르몬 약물 전달 방식 및 에스트라디올 기반 신약 포뮬레이션에 대한 검증 연구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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