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0만 달러 자금 흐름… '에스게이트' 논란에 에프스타인까지 얽혔다

| 서지우 기자

‘이더리움은 봐주고 XRP는 겨냥’…에스게이트 논란에 에프스타인 문건까지 얽혔다

이더리움(ETH)이 미국 규제 기관의 ‘특혜’를 받았다는 오랜 의혹, ‘에스게이트(Ethgate)’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엔 제프리 에프스타인 관련 문건 속 이메일과 인물들이 추가로 공개되며, 스텔라(XLM)와 XRP를 겨냥한 조직적 견제가 이뤄졌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해당 의혹을 집중 조명한 한 크립토 평론가는 이더리움 초창기 개발자 스티븐 네라요프의 주장을 중심에 두고 분석을 전개한다. 그는 뉴욕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친이더리움 행보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정재계 및 은행권의 유착 구조 속에서 기획적으로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2018년 SEC 연설과 전·현직 인사들의 경로

문제의 시작은 2018년 SEC 이사였던 윌리엄 힌먼이 당시 연설에서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보지 않겠다고 밝힌 시점이다. 이후 힌먼은 암호화폐 친화 로펌인 심슨 대처(Simpson Thacher)와 지속적인 접촉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SEC 전 위원장 제이 클레이튼도 퇴임 후 같은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각각 SEC 재직 당시 XRP 발행사 리플(Ripple)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이더리움에 우호적인 발언을 해온 인사들이다. 이런 흐름을 본 XRP 지지자들은 “리플은 견제당하고, 이더리움은 면죄부를 받았다”며 음모론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스티븐 네라요프 역시 “에스게이트는 언젠가 크게 터질 사건”이라며, SEC가 업계 전체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주장해왔다. 그의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리플 측이 아닌, 이더리움 내부에서 활동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에프스타인 이메일과 정치 연계 의혹

최근 여기에 제프리 에프스타인과 연관된 이메일이 등장하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향했다. 문제의 이메일은 2018년 5월 6일, 당시 MIT 미디어랩을 통해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들을 간접 지원한 에프스타인 네트워크 내 통신으로 파악된다.

이메일에는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과의 관계가 언급돼 있다. 특히 “은행과 친하고, 암호화폐는 반대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식의 인맥”과 갠슬러의 밀접한 관계가 타이밍상 맞물려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문제의 이메일이 오간 시점은 바로 힌먼의 이더리움 면제 발언 직전이었다.

또 다른 이메일에선 비트코인 스타트업 블록스트림(Blockstream) 공동설립자 오스틴 힐이 “리플과 스텔라는 우리가 구축하는 생태계에 해롭다”며 투자자 비중을 줄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포착됐다.

이에 대해 리플 전 CTO 데이비드 슈워츠는 “이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더 큰 은폐가 뒤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에도 불똥…초기 자금줄 논란

문건에 나온 또 다른 정보는 비트코인의 초기 개발자들과 금융권 및 정치 인사들을 연결짓는다. 에프스타인이 MIT 미디어랩을 통해 최소 1,330만 달러(약 193억 원)를 투입했고, 이 중 일부는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 개빈 안드레센을 비롯한 초기 멤버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인물로는 브록 피어스, 래리 서머스, 스티브 배넌,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 등 은행권 핵심 인사들이 다수 거론된다. 일부 이메일에서는 다이먼을 ‘에프스타인의 친구(chum)’라고 표현한 대목도 있다.

규제의 배경에 정치 개입?…의혹은 커지는데 실체는 미확인

해당 분석을 진행한 평론가는 “에스게이트, XRP 소송, 디파이에 대한 규제 우려 등이 모두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 속에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에는 메일과 연결고리들이 정교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문건이나 주장 대부분은 정황 증거에 가까우며, SEC가 ETH를 왜 면책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법적 판단이나 위법 사실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 스텔라 등 알트코인 투자자와 디파이 생태계 참여자들이 받아들여야 할 리스크가 과거보다 정치적으로 더 복잡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향후 SEC 내부 의사결정의 투명성이나 비트코인·이더리움의 초기 자금 출처와 관련된 조사가 본격화될 경우, 2018년 이후 관성처럼 굳어진 시장의 일부 내러티브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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