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는 DTCC가 토큰화 증권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옮긴다.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조치로,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DTCC(미국예탁결제공사)는 28일(현지시간) 토큰화 증권 플랫폼을 스텔라 네트워크에 2027년 상반기까지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TCC는 연간 약 2.5경 달러 규모의 증권 거래를 처리하는 월가 핵심 청산기관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DTCC가 보관 중인 증권이 처음으로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표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미국 증시 핵심 인프라가 개방형 원장으로 확장되는 첫 사례다. 해당 구조는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2025년 12월 ‘노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기반으로 하며, 러셀1000 지수 구성 종목, ETF, 미국 국채 등이 포함된다.
구조적으로는 DTCC 산하 예탁기관이 법적 효력을 가진 ‘골든 레코드’를 유지하고, 스텔라 블록체인은 이를 반영한 토큰 형태의 ‘미러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 방식은 기존 증권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브로커-딜러 및 ATS(대체거래시스템)와의 법적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DTCC는 이를 통해 발행, 결제, 배당 등 증권의 전 생애주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주요 지수와 미국 국채 같은 고유동성 자산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스텔라 기반 결제는 기존 T+1(거래 다음 날 결제) 구조를 사실상 ‘즉시 결제’로 단축한다. 이는 담보 자본을 즉시 해방하고, 거래 상대방 리스크를 줄이며, 전통적인 거래 시간 외에도 시장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DTCC 디지털자산 총괄 나딘 차카르(Nadine Chakar)는 “스텔라는 시작일 뿐”이라며, 향후 다양한 레이어1 및 레이어2 네트워크로 확장하는 ‘멀티체인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스텔라를 첫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규제 친화적 설계, 자산 회수 기능, 제한 전송 기능, 그리고 머니그램·서클의 USDC 등 기관 협업 경험을 꼽았다.
실물자산(RWA) 토큰화는 최근 2년간 시장 핵심 서사로 자리잡았지만, 시스템 중요 기관이 직접 보유 자산을 퍼블릭 체인에 올린 사례는 없었다.
프랭크 라 사라(Frank La Salla) DTCC CEO는 “이번 협업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시장을 연결하는 개방형 인프라 구축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수백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및 머니마켓펀드가 토큰화됐지만, 대부분은 폐쇄형 플랫폼에 머물러 있었다. DTCC의 참여는 이를 ‘핵심 시장 인프라’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 영향은 미국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청산기관(CCP)과 중앙예탁기관(CSD)에 직접적인 경쟁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DTCC 모델이 2027년까지 안정적으로 작동할 경우, 다른 국가들도 유사 구조 도입을 검토하거나 따라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형성된다.
향후 DTCC는 장중 토큰 결제, 기업 이벤트 처리, 멀티체인 상호운용성 등 추가 파일럿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제도 환경에 따라 확장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전통 금융 인프라의 온체인화’가 현실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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