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그룹, 24시간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추진…XRP·솔라나 옵션도 상장

| 김민준

미국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 그룹이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적인 제도권 자금 유입을 예고하고 있다. CME는 내년 초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옵션을 포함한 주요 상품을 주 7일·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10월 중순부터는 XRP와 솔라나 기반 옵션 상품도 새롭게 선보인다.

제도권의 ‘암호화폐 풀타임 거래’ 시대

그동안 CME 암호화폐 상품은 전통 금융시장처럼 평일에만 거래가 가능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상 주말 거래 부재가 큰 제약이라고 지적해왔다. CME는 이번 결정을 통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가 모두 끊김 없는 거래 환경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월가 자금의 접근성을 높이고, 암호화폐를 제도권 금융상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장외거래(OTC) 시장과 비공식 거래소에 의존하던 유동성을 CME가 흡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XRP·솔라나, ETF 기대에 이어 옵션까지

CME는 오는 10월 13일부터 XRP와 솔라나 옵션 상품을 출시한다. 이는 이미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이더리움 옵션 상품군을 확대하는 조치다. 업계는 이를 두고 “향후 알트코인 시장에 제도권 파생상품이 본격 도입되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한다.

최근 SEC의 알트코인 ETF 심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CME의 옵션 도입은 제도권 투자자들이 규제 불확실성을 회피하면서도 알트코인에 노출될 수 있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쟁 속 ‘미국식 제도화’ 강화

암호화폐 시장은 24시간 돌아가지만, 제도권 금융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번 조치는 CME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런던, 홍콩, 두바이 등 세계 금융 허브들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을 키우는 가운데, 미국 역시 시장 표준을 주도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거래량 확대, 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와 안정성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CME의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시장 접근성”이라며 “24시간 거래와 상품군 확대는 암호화폐의 성숙도를 높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