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모기지 대출사 '뉴레즈',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자산 인정... 2월 시행

| 김서린

미국 주요 모기지 대출업체인 뉴레즈(Newrez)가 오는 2월부터 주택 담보 대출 심사(Underwriting) 과정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보유분을 적격 자산으로 인정한다. 이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주택 구매 자금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젊은 세대의 주택 소유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16일(현지시간) 업계 발표에 따르면, 뉴레즈는 2월부터 자사의 비기관(Non-agency) 대출 상품 전반에 걸쳐 이 같은 정책을 적용한다. 적용 대상에는 주택 구매, 재융자, 투자용 부동산 대출이 모두 포함된다.

◇ "매도 강요 없다"... BTC·ETH·스테이블코인 인정

기존에는 주식이나 채권 보유분은 대출 심사 시 자산으로 인정받았으나, 암호화폐 보유자는 대출 승인을 위해 보유 코인을 매도하여 현금화해야만 했다.

뉴레즈의 새 정책에 따르면, 대출 신청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해당 자산 기반 현물 ETF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단, 해당 자산은 코인베이스 등 미국 규제를 준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핀테크 플랫폼, 중개업체 또는 국법 은행(Nationally Chartered Bank)에 보관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 측은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암호화폐 자산 가치를 일부 조정하여 평가할 방침이며, 계약금(Closing costs)이나 매월 모기지 상환금은 여전히 미국 달러로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슬리 길린(Leslie Gillin) 뉴레즈 최고상업책임자(CCO)는 "MZ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 투자자의 약 45%가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다"며 "이번 정책은 젊은 구매층의 주택 소유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 규제 당국, 모기지 시장 내 '코인' 수용 움직임

뉴레즈의 이번 행보는 미국 내 규제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지난 2025년 6월,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에 암호화폐를 달러로 환전하지 않고도 단독주택 모기지 리스크 평가 시 자산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두 달 뒤인 8월,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와이오밍주 상원의원은 FHFA의 지침을 법제화하는 '21세기 모기지 법(21st Century Mortgage Act)'을 발의했다. 루미스 의원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 보유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법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법안은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 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시장 반응과 전망

업계에서는 이미 일부 틈새시장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담보로 한 주택 금융 상품이 존재했지만, 뉴레즈와 같은 대형 주류 대출업체가 이를 공식 정책으로 채택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암호화폐가 주류 금융권의 핵심인 '주택 담보 대출' 영역까지 깊숙이 침투함에 따라, 향후 타 대출 기관들 역시 유사한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높은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Valuation Haircut) 기준이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