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암호화폐 생태계, '탈중앙' 특성 약화돼"

| 하이레 기자

암호화폐 생태계가 탈중앙 특성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생태계의 탈중앙화 수준이 약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이 탈중앙화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소수의 클라우드에 의존한다는 점, 중앙화된 다수의 외부 시스템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보고서는 "암호화폐 규제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블록체인이 소수의 클라우드 위에서 가동된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더리움 노드의 65%가 클라우드에 호스팅 돼 있고, 이중 절반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아마존 같은 서비스 제공업체가 참여 주체나 암호화폐 상품 일부를 검열하기로 할 경우, 장기간 서버 중단이 발생할 경우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모건스탠리는 "암호화폐 생태계는 블록체인에 연결된 많은 응용 프로그램, 코드, 서비스, 기업과 함께 발전한 것"이라면서, 이같은 개별 서비스에 대한 생태계 의존도가 탈중앙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은 지난달 이더리움이 머지(Merge) 업그레이드 이후 더 중앙화됐다는 점도 짚었다. PoS는 코인을 예치한 사람에게 거래 검증 권한을 주는 합의매커니즘이다. 보고서는 "이더리움 검증자 60%를 4개 기업이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중앙자율조직(DAO)도 점점 중앙에서 관리하는 조직처럼 되고 있다고 말했다.

DAO는 중앙관리자 없이 구성원 다수의 합의로 운영을 결정하는 민주적인 블록체인 기반 커뮤니티다. 자체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한 사람 누구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모건스탠리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이 운영팀, 자문가, 재정 예산 관리 이사회로 구성된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투표를 실시한 것을 거론하면서 "대형 탈중앙자율조직(DAO)도 중앙집권형 기업처럼 발전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은행은 "암호화폐 시장이 규제를 이행하고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더욱 중앙화된 금융 세계와 같은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생태계의 중앙화는 시장이 금융화되는 자연스러운 발전"이라고 진단했다.

alice@tok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