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사칭 'KSA' 코인 사기… 투자자 피해 속출

| 강이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사칭한 사기꾼들이 가짜 밈코인 ‘KSA’를 발행해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코인은 2월 17일 X(구 트위터)의 ‘SaudiLawConf’ 계정을 통해 공식 발표된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해킹된 계정을 이용한 사기였다. 해당 계정의 원래 소유자인 사우디 법률 회의(Saudi Law Conference)는 뒤늦게 해킹 사실을 인정하며 "현재 해당 계정을 통해 게시되는 모든 콘텐츠는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이 코인은 명확한 토크노믹스나 실질적인 활용성을 제시하지 않은 채 출시되었으며, 정부 공식 발표도 없어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사기 행위가 밝혀진 후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유명 인사를 앞세운 밈코인이 급등할 가능성을 믿고 거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최근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던 ‘리브라(LIBRA)’ 밈코인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코인은 출시 직후 내부 지갑이 1억700만 달러(약 1,542억 원) 상당의 유동성을 빼돌리면서 급락해 94%의 가치를 잃으며 ‘러그풀’ 사기로 판명됐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명 인사를 내세운 밈코인 사기가 횡행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