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전통 금융시장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더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마켓 메이커 윈터뮤트(Wintermute)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S&P 500과 나스닥이 1년 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윈터뮤트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미 대선 시기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 그쳤다"며 "위기 상황에서 전통 자산보다 더 큰 하락폭을 보여온 과거 패턴과 달리, 이번에는 명백한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초기 위기 때보다 더 단단한 시장 기반을 갖췄음을 시사하며, 이 같은 흐름은 제도권 자금의 유입과 디지털 금으로서의 이미지 강화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오브차케비치 리서치 창립자 알렉스 오브차케비치(Alex Obchakevich)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안정세는 일시적일 수 있다"며 "향후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 비트코인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며 금으로 자금이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4%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해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하락세를 보였다. 동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2.7% 상승하며 전월 3.2%보다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물가 압력이 다소 완화된 가운데, 비트코인은 지난 일주일간 7% 상승하며 $83,700까지 올랐고, 이후 $86,000에 근접했다.
하지만 윈터뮤트는 "연준의 2% 물가 목표에 근접하는 흐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무역 갈등의 격화가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재확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아직 3월 물가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분석가 제프 박(Jeff Park)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세계적으로 단기 금융 위기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비트코인 채택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그 부담은 미국뿐 아니라 교역국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칼쉬(Kalshi)에 따르면 미국이 2025년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은 61%에 달하며, JP모건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60%로 제시한 바 있다. 윈터뮤트는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둔화 리스크까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