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암호화폐 거래 덕에 실적 '서프라이즈'… MAU는 기대 이하

| 김민준 기자

로빈후드(Robinhood)가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며 좋은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감소하면서 다소 엇갈린 반응을 불러왔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3월 31일로 마감된 이번 분기 동안 로빈후드는 주당순이익(EPS) 0.37달러, 매출 9억 2,700만 달러(약 1조 3,34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5%, 50% 증가한 수치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였던 주당 0.33달러, 매출 5억 5,800만 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특히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은 거래 기반 수익이었다. 전체 거래 수익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5억 8,300만 달러(약 8,390억 원)로, 암호화폐 거래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100% 늘어난 2억 5,200만 달러(약 3,630억 원)를 기록하며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옵션 거래 수익도 56% 증가한 2억 4,0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주식 거래 수익은 4,400만 달러로 60만 달러 정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그러나 이용자 지표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다. 분기 내 월간 활성 이용자는 총 1,44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1,490만 명)와 비교해선 감소했다. 또한 시장이 기대한 1,5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회사는 단순 주식 거래 플랫폼을 넘어선 비즈니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빈후드 스트래티지스(Robinhood Strategies)'를 도입해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로빈후드 뱅킹'과 인공지능 기반 투자 보조 시스템 '로빈후드 코텍스(Robinhood Cortex)'도 새롭게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하는 모습이다.

또한, 고급 트레이더를 위한 데스크톱 플랫폼 '레전드(Legend)'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이를 통해 인덱스 옵션, 암호화폐 거래, 고급 차트 분석 기능 등이 새로 탑재됐다. 예측 시장 기능 역시 별도 허브로 확대되며 가시성과 거래 기능을 대폭 높였다.

블라디미르 테네프(Vlad Tenev) 로빈후드 CEO는 “자문, 결제, AI 투자 도우미 등 핵심 분야에서 신제품 출시를 빠르게 확장한 것이 이번 분기의 주요 성과”라며 “거래량,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자 수, 순예치금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고객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로빈후드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이유로 이번에도 구체적인 실적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제품 확대와 글로벌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