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암호화폐 거래 급감에도 월가 예측 상회…트럼프 정책 영향 주목

| 김민준 기자

로빈후드(HOOD)가 올해 1분기 매출 감소와 암호화폐 거래량 둔화에도 불구하고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4월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로빈후드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9억 2700만 달러(약 1조 3,530억 원)로 전분기 대비 8.6%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정보업체 잭스(Zacks)의 예측치를 3.16% 웃돌았다. 이는 전분기 암호화폐 호황 이후 다소 조정된 수치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로빈후드는 전분기인 2024년 4분기에 사상 최대 암호화폐 수익을 올린 바 있지만, 이번 분기에는 관련 수익이 30% 가까이 감소한 2억 5200만 달러(약 3,68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해당 기간 동안 약 18% 가까이 하락한 점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조정의 원인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지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량도 전분기 대비 35% 줄었다. 로빈후드는 이에 대해 고객당 평균 거래 금액이 27% 감소했고, 거래 건수 자체도 10%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거래 참여도가 약화된 점이 수익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년 동기와 비교할 경우 로빈후드의 암호화폐 사업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매출은 1년 전보다 두 배로 늘었으며, 총 거래량은 28%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시장 기반이 확대된 가운데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블라디미르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암호화폐 거래는 본질적으로 변동성이 크지만, 우리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단기적인 실적 부침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빈후드는 이번 분기 실적에서 암호화폐 부문이 약세를 보였지만, 시장 환경 변화와 금리 및 관세 정책의 변수 속에서도 견조한 수익 방어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암호화폐 시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략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