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분기 180만 토큰 소멸, 암호화폐 시장 '묘지화' 가속

| 김미래 기자

2025년 1분기에만 180만 개의 암호화폐 토큰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 내 대규모 프로젝트 붕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코인게코(CoinGecko)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중 193만 개의 암호화폐 토큰 중 약 180만 개가 사실상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악의 수치이며, 5년간 전체 실패 사례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2021년부터 출시된 전체 토큰 중 약 4분의 1이 이미 사라졌으며, 펌프펀(Pump.fun)과 같은 무제한 토큰 발행 플랫폼이 이 현상의 중심에 있다. 해당 플랫폼은 2024년 초 등장해 사용자가 별도의 코딩 지식 없이 몇 분 만에 토큰을 발행할 수 있게 하면서 밈코인 중심의 급등락 시장을 유도했다. 단기간에 수백만 개의 신규 토큰이 출시됐으나 대부분 투기성 자산에 불과했고, 지속 가능성 없이 시장을 떠났다.

게코터미널(GeckoTerminal)에 따르면, 2021년 이후 700만 개에 가까운 토큰이 상장되었고, 이 중 절반이 넘는 370만 개 이상이 거래 정지 상태로 전환되었다. 특히 2024년에는 신규 토큰 발행 수가 300만 개를 넘기며 정점을 찍었고, 이 중 130만 개 이상이 연말까지 사라졌다. 같은 해, 펌프펀은 솔라나(Solana)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 시장의 거래량 급증을 주도했지만, 그로 인한 시장 왜곡과 붕괴도 동시에 초래했다.

이전까지는 연간 실패율이 비교적 완만했다. 예를 들어 2021년에는 42만8000개의 토큰 중 2584개만이 사라졌지만, 이후 2022년에는 21만 개, 2023년에는 약 24만5000개의 토큰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등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5년은 시작부터 폭발적인 소멸 수치를 기록하며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1분기에만 생존한 토큰은 11만7000여 개로, 생존율은 6%도 채 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암호화폐 시장의 기술 민주화가 오히려 프로젝트의 생명력을 단축시키고, 투자자 신뢰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큰 경제가 혁신보다는 반복되는 투기 게임이 되었다면, 생태계는 그 자체로 자멸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