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단기 가격 변동성이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장의 안정성과 성숙도가 한층 부각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K33리서치의 수석 연구원 베틀레 룬데(Vetle Lunde)는 비트코인의 7일 변동성이 563일 만에 최저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30일 기준 변동성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이어진 구조적 안정화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낮은 변동성은 일반적으로 약세 또는 관망 신호로 간주된다. 특히 상승장에서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거래량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래자 입장에서는 낮은 변동성이 매수보다는 관망 또는 매도 사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비트코인의 경우, 변동성 하락이 강세장 속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약세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5월 초 2조 달러에 근접하면서 유동성이 훨씬 원활해졌고, 과거처럼 '고래'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매도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들었다. 대형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그 결과 시장의 움직임이 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피델리티디지털에셋(Fidelity Digital Assets)은 작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여전히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일부 S&P500 대형주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S&P500 종목 중 92개가 비트코인보다 더 높은 변동성을 보였고, 최근 기준으로도 33개 종목이 비트코인보다 더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델리티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며, 이는 자산으로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 4월 초 7만5000달러 이하까지 하락한 이후 3주 만에 10만 달러 문턱까지 상승하며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변동성 하락이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으나, 제도권 및 기관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자산 편입의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시장의 체질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