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암호화폐 기업인 가족 납치극… 몸값 요구에 경찰 작전으로 구출

| 김민준 기자

프랑스 경찰이 암호화폐 기업인의 부친을 인질로 삼은 납치 사건을 수사 중 구출에 성공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5월 3일 파리에서 발생했으며, 현장에서는 총 5명이 체포됐다.

현지 매체 르파리지앵 보도에 따르면, 범인들은 피해자 석방 조건으로 500만~700만 유로(약 78억~114억 원)의 몸값을 요구했다. 신변 보호를 이유로 피해 가족의 신원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피해자인 아버지는 몰타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마케팅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아들과 함께 활동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프랑스에서 벌어진 레저 공동창업자 다비드 발랑의 납치 사건과 유사한 정황을 보인다. 당시에도 발랑은 암호화폐를 요구하는 범인들에게 붙잡혔으며, 이후 경찰 작전으로 구조됐다.

최근 들어 암호화폐 보유자를 겨냥한 납치 및 강도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원더파이 CEO 딘 스쿼카가 납치돼 100만 달러(약 14억 6,000만 원)의 암호화폐를 송금하며 석방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범인이 가족 전체와 보모를 납치한 뒤 1,500만 달러(약 219억 원)를 암호화폐로 송금하도록 강요한 사건도 있었다. FBI에 따르면, 이들은 차고 문을 고장낸 척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고, 총 다섯 날 동안 피해자들을 억류한 끝에 금전을 갈취했다.

이 밖에도 올해 3월 미국 텍사스에서는 유명 스트리머 아무란스가 집에서 무장 강도에게 습격당해 암호화폐 소유 정보를 요구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용의자 4명이 체포되며 수사가 마무리됐다.

실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범죄는 자산의 익명성과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점점 더 조직적이고 폭력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암호화 자산 보유자의 보안 의식 강화와 각국 수사기관 간 협력을 통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