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기업 비트코인 채택 확산 전망…5년간 최대 3300억 달러 유입 가능

| 김미래 기자

번스타인은 스트래티지의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수 전략과 글로벌 규제 완화 흐름에 힘입어, 상장기업들의 비트코인 재무 편입이 향후 5년간 33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5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리서치기관 번스타인(Bernstein)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상장기업들이 향후 5년 내 최대 3300억 달러를 비트코인(BTC) 재무 전략에 편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추산은 스트래티지(Strategy, 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성공적인 사례를 토대로 한 것으로, 비트코인을 중심에 둔 기업 재무 모델이 제도권에서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스트래티지는 현재 약 55만545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며, 이는 전체 발행량 2100만 개의 약 2.6%에 해당한다. 회사는 2020년 이후 총 38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주식 및 채권 발행, 현금 흐름 등을 활용해 비트코인에 투자해왔다. 2024년 4분기 발표한 ‘21/21 플랜’ 이후, 최근 목표를 840억 달러로 확대한 ‘42/42 플랜’으로 수정하며 향후 자산 축적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번스타인은 스트래티지 외에도 성장 둔화 기업이 1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최대 1900억 달러를 추가 배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소형 고성장 기업들의 110억 달러, 대형 기업 10곳의 시범 투자 규모로 50억 달러가 더해질 수 있다. 다만 스트래티지와 같은 공격적 전략을 단순 모방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연계 채권 구조 등 금융적 혁신을 동원했지만, 중소기업이 이를 그대로 따라 하기엔 리스크 관리 한계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국가 자산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범죄 압수자산 기반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BR) 구축을 명령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19만801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으로,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가 비축분이다. 와이오밍 주 상원의원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는 미국 정부가 전체 공급량의 5%까지 비축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월 암호화폐 커스터디 관련 제한 지침인 SAB 121을 철회했고,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도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번스타인은 “미국이 친암호화폐 기조를 본격화함에 따라, 타 국가들도 자산 규제 명확화를 통해 디지털 자산 도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재무부 역시 최근 미국과의 암호화폐 산업 협력 의사를 밝히고 디지털 자산 규제 초안을 공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