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 해킹 30일 만에 유동성 완전 복구… 시장 신뢰 되찾나

| 김민준 기자

바이비트(Bybit) 거래소가 지난 2월 발생한 대형 해킹 사건 이후 단 30일 만에 유동성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건으로 약 15억 달러(약 2조 1,900억 원) 상당의 자산이 유출되며 시장의 우려를 샀으나, 이번 복구 속도는 업계 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카이코(Kaik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의 1% 시장 깊이 지표는 3월 들어 해킹 이전 수준인 일평균 1,300만 달러(약 190억 원)의 유동성을 회복했다. 시장 깊이는 특정 가격 범위 내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 총합을 뜻하며, 거래소 유동성의 핵심적인 기준 중 하나로 활용된다.

이번 복구는 바이비트의 유동성 공급자 및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유출된 자산의 상당수가 부분적으로 회수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응 초기에 유동성은 일평균 8백만 달러 수준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바이비트는 다양한 유치 전략을 통해 거래량과 주문 체결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거래소의 기술 및 보안체계 강화가 단기적인 회복은 물론 장기적인 투자자 신뢰 회복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전환 이후 암호화폐시장에 대한 제도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바이비트 사례는 거래소 운영의 민첩성과 복원력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비트는 해킹 직후부터 즉각적인 보안 업데이트와 내부 감사 절차를 진행하며 피해 확산을 차단했고, 이후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카이코는 이번 보고서에서 바이비트의 유동성 복원은 단순한 기술 회복을 넘어 시장 신뢰 회복의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