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트럼프 관세로 비트코인 채굴 최대 수혜국 부상 전망

| 유서연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비트코인 채굴 산업에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글로벌 해시레이트 재편의 최대 수혜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채굴 기술 기업 럭서테크놀로지(Luxor Technology)의 최고운영책임자 이선 베라(Ethan Vera)는 “관세가 전면 시행될 경우 러시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비트메인(Bitmain)의 앤트마이너(Antminer) 등 중국산 장비에 대한 관세가 12.6%에서 최대 38.6%까지 오를 예정이며, 이로 인해 장비 구매력이 낮아진 미국 채굴기업들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여전히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규제 우호성 덕분에 주요 채굴 시장으로 평가받지만, 생산 원가가 낮은 지역 — 예컨대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북유럽, 에티오피아 등 — 으로의 분산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중국 자본 유입 가능성이 높고, 장비 수입에 있어 비용 경쟁력이 뛰어나 신속한 해시레이트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 베라의 설명이다.

일부 기업은 장기적으로 미국 내 채굴 장비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 부품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조달되고 있어 ‘국산화’에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트디어(Bitdeer)는 하반기 미국 내 생산 라인을 갖춘 ‘메이드 인 USA’ 장비 출시를 예고하고 있으며, 비트푸푸(BitFuFu)는 안트마이너 S21 시리즈 장비를 대량 확보해 단기적 리스크를 일부 방어하고 있다.

비용 문제 외에도 통관 리스크가 업계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세관 당국은 2023년부터 비트메인 제품에 포함된 무역제한 칩 소속 제조사 소프고(Sophgo)와 관련하여 제품 몰수를 강화해 왔으며, 최근에는 마이크로BT(MicroBT), 카난(Canaan) 제품까지 대상에 포함되었다. 일부 업체들이 관세 회피를 위해 장비 가치를 축소 신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지만, 비트디어는 “나스닥 상장사로서 모든 세관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으며, 그런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럭서는 현재 백악관과 협력단체를 통해 채굴 장비에 대한 관세 면제 요청을 진행 중이다. 베라는 “행정부가 공약한 ‘국내 채굴 산업 육성’ 목표에 부합하려면, 장비에 대한 관세 유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