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채굴 다시 뜬다…파이 네트워크·크립토탭 등 '초보 코인 채굴' 붐

| 김민준 기자

브라우저 기반 암호화폐 채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코인하이브(Coinhive)의 폐쇄 이후 자취를 감췄던 브라우저 채굴은 최근 크립토탭 브라우저, 파이네트워크(Pi Network), 유홀더(YouHolder) 등 새로운 플랫폼을 중심으로 조용히 부활하고 있다. 복잡한 장비나 별도의 설정 없이 단순히 웹 브라우저만 열어두면 암호화폐를 채굴할 수 있다는 접근성 덕분에, 기술에 익숙하지 않거나 자본이 부족한 사용자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크립토탭 브라우저는 자체 채굴 기능을 제공하며 비트코인(BTC)을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부스트 기능이나 채굴풀 지원으로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파이네트워크와 유홀더는 스마트폰 기반 채굴을 내세우며, 특히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가파르게 확장 중이다. 다만 이들 플랫폼은 실질적인 채굴보다 보상형 앱 또는 참여형 게임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브라우저를 통한 채굴은 여전히 경제성 측면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모하는 반면 채굴 수익은 일일 수십 원 수준에 불과해, 얻는 수익보다 전기요금이 더 클 수 있다. 중간 사양의 랩톱을 하루 종일 채굴에 활용한다면 월 수천 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되지만, 실제로 얻는 암호화폐 수익은 이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장비 노후화도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다.

채굴 효율 측면에서도 브라우저 채굴은 그래픽카드(GPU)나 전용 ASIC 장비를 활용한 채굴방식과 극명한 성능 차이가 존재한다. 클라우드 마이닝과 비교해도 효율성에서는 밀리지만, 초기 투자나 부담이 적다는 장점으로 일부 사용자는 선택지를 유지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관점에서도 브라우저 채굴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 수천 명의 사용자가 개인 단말기로 동시에 비효율적 채굴을 진행하는 경우 누적 전력 소모가 상당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는 웹어셈블리(WebAssembly, Wasm) 기술의 도입으로 브라우저 채굴의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다. 경량화된 스크립트를 통해 사용자 경험의 저하 없이 CPU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엔 크립토탭이 VPN과 광고 차단기를 결합하는 등 사용자친화적인 설계로 채굴을 ‘부담이 아닌 보너스’로 인식하게 만드는 시도도 늘고 있다. 일부 디파이(DeFi) 프로젝트는 브라우저 채굴과 온체인 활동을 연계해 보상 구조를 설계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국가별 규제 환경은 브라우저 채굴의 확산에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명확한 가이드라인 정립을 추진 중이며, 쿠웨이트처럼 에너지 문제를 이유로 채굴 자체를 금지한 사례도 등장했다. 브라우저 채굴의 생존 가능성은 결국 각국 정책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브레이브(Brave) 브라우저처럼 애드뷰 기반 토큰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도 등장하며, 브라우저를 통한 암호화폐 획득 모델이 다변화되고 있다. 사용자는 광고 시청으로 바탕광고토큰(BAT)을 얻고, 이를 탈중앙화거래소나 유동성 마이닝 등의 디파이 수단에 활용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유동성 공급 시 발생하는 무시할 수 없는 손실 가능성 및 시장 변동성은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브라우저 기반 암호화폐 채굴은 2025년 현재 대중적인 방법이라기보다는 암호화폐 초심자나 실험적인 사용자에게 소규모 보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틈새 전략에 가깝다. 성능, 수익성, 환경적 요인을 고려할 때 대형 채굴 인프라와 직접적인 경쟁은 불가능하지만, 보다 가볍게 암호화폐 세계에 입문할 수 있는 창구로서 여전히 의미를 갖는다. 제도 정비와 기술 진보가 함께 이뤄진다면 브라우저 채굴은 새로운 사용자 유입에 기여할 수 있는 유효한 도구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