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성, ISIS에 암호화폐로 자금 지원에 징역 30년형 선고

| 김미래 기자

미국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해 테러 조직 ISIS에 자금을 전달한 남성이 연방 법원에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으며, 암호화폐와 테러자금 조달 간 연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거주자 모하메드 아자르딘 칩파(Mohammed Azharuddin Chhipa·35세)가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에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30년4개월(총 364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4년 12월 배심원단에 의해 테러 조직에 대한 지원 공모 1건과 실제 또는 시도된 지원 4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미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칩파는 2019년 10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18만5000달러를 SNS와 직접 현금 수금 방식으로 모금했으며, 이를 암호화폐로 전환한 후 터키를 거쳐 시리아 내 ISIS 조직원들에게 전달했다. 해당 자금은 수감자 탈출, 공격 물류 지원, 전투원 복지 등에 사용된 것으로 재판에서 밝혀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워싱턴 지부가 이번 사건을 주도적으로 수사하였다.

에릭 S. 지버트(Eric S. Siebert) 미국 동부 버지니아 연방검사는 “테러를 직접 실행하는 자뿐 아니라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자 역시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암호화폐를 악용한 불법 금융 흐름에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내왔으며,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은 블록체인 관련 규제 강화를 촉구해 온 대표적인 인사 중 하나다.

다만,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체 거래 중 불법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개별 범죄 행위를 근거로 암호화폐 산업 전체에 대한 규제나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