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뚫고 돌아온 4chan… 다시 '크립토 밈' 진원지 되나

| 김민준 기자

지난 4월 14일, 커뮤니티 기반 이미지보드 사이트 4chan이 해킹으로 사용자 및 운영자 정보가 대량 유출된 이후 사이트는 즉시 접속이 차단됐고, 많은 이들은 복구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4chan은 다시 온라인에 모습을 드러냈고, 운영진은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재가동 소식을 알렸다.

수년간 4chan은 밈(meme) 문화의 진원지에서 익명 해커 집단 아나니머스(Anonymous), 극단적인 정치 운동의 확산지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문화와 정치 지형에 다양하게 영향을 끼쳐왔다. 암호화폐 역시 이러한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특히 대체 코인 정보를 비롯해, 가격 급등 예측, 토큰 펌핑 캠페인 등이 공유되는 공간으로 기능해온 4chan은 암호화폐 문화의 비공식 근원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 중심에는 ‘/biz/’로 알려진 비즈니스 및 금융 커뮤니티가 있다. 이 공간은 암호화폐 투자자, 투기자, 트레이더들이 가격 정보나 신규 코인을 공유하고, 업계 전반에 대해 토론하는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여기서는 전통적인 SNS보다 더 빠르게 '달나라 간다'는 표현처럼 급등이 예상되는 숨은 토큰 정보들이 돌며, 실제로 이곳에서 시작된 펌핑 캠페인이 일부 토큰 가격을 단기에 끌어올린 사례도 적지 않다.

비록 X(옛 트위터)나 텔레그램이 새 유통 채널로 부상하고 있지만, 4chan은 여전히 특유의 익명성, 과감한 담론, 선동성 있는 정보 공유를 통해 암호화폐 하위 문화의 근간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복귀 선언으로, 이 비주류 플랫폼이 다시금 크립토 생태계에 살짝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