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알려진 것처럼 ‘반(反) 암호화폐’ 인물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전 미국 하원의원은 최근 팟캐스트 ‘크립토 인 아메리카(Crypto in America)’에 출연해, 공개된 자리에서의 발언과는 달리 갠슬러가 사적으로는 훨씬 더 온화하고 균형 잡힌 입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맥헨리는 “그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공개적으로 보인 만큼 반(反) 암호화폐였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갠슬러가 과거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재직 시절부터 디지털 자산의 잠재적 가치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세이랩스(Sei Labs)의 법률 고문 제럴드 갤러거(Gerald Gallagher) 역시 갠슬러의 학계 시절 영향을 언급했다. 갤러거는 “갠슬러가 에어드롭이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데 학술적으로 기여한 이력이 있음에도, 이는 대부분 잊혀진 경력”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아이디어는 이후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핵심 마케팅 및 분배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SEC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갠슬러의 정책 태도는 급격히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맥헨리는 “나는 그가 위원장이 되어도 그렇게 나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상당히 순진하고 잘못된 믿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갠슬러가 사적인 자리에서 보여준 유연함과는 달리, 공식적인 규제 활동에서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회고했다.
특히 SEC의 규제 접근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대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갠슬러의 당시 행보와 대비되는 트럼프의 친암호화폐 노선은 향후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지형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 업계는 과거의 보수적 규제 정책에서 벗어나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전환하는 전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