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 창업자들, 美 의회 집결…스테이블코인 법안 총력 로비

| 김민준 기자

암호화폐 산업을 대표하는 창업자들이 또다시 워싱턴D.C. 의회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미 상원이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법안, ‘미국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국가혁신유도·확립법(GENIUS Act)’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진행된 것으로, 법안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Coinbase)의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최고경영자(CEO)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약 60명의 암호화폐 업계 창업자들이 의회에 모여 GENIUS Act와 미 하원을 통과 중인 디지털 자산 시장구조 법안 초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회의사당 로툰다에서 촬영한 사진과 함께 업계가 한목소리로 해당 법안 추진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ENIUS Act는 지난 8일 상원 회의절차(클로처) 통과에 실패하면서 일시 보류됐지만, 암스트롱 CEO는 “내일(15일) 중으로 다시 표결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협상이 그렇듯 막판까지 조율해야 할 세부사항이 많다"면서도 암호화폐 산업의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의회가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의 반발은 여전하다. 일부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론칭한 밈코인 TRUMP와 친인척이 운영하는 디지털 자산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수익 문제를 거론하며, 트럼프의 이해충돌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어떠한 암호화폐 관련 입법에도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암스트롱 CEO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업계는 이 같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법안 통과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측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묻는 요청에 기사 작성 당시까지 응하지 않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GENIUS Act가 통과될 경우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규제 체계를 대폭 정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 준비금 요건, 등록 절차 등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디지털 달러 추진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상태다.

이번 의회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기조가 본격화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우호적인 입법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분기점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