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불법 암시장 하오왕, 텔레그램 차단 후 운영 종료

| 유서연 기자

불법 자금세탁과 개인정보 거래로 악명 높던 텔레그램 기반 암시장 ‘하오왕’이 텔레그램 측의 계정 차단 조치 이후 운영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15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하오왕 보증(Haowang Guarante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 온라인 마켓플레이스가 텔레그램 채널과 NFT, 그룹 차단 조치가 단행된 직후인 13일 운영 종료를 공식화했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엘립틱(Elliptic)은 하오왕이 지금까지 총 270억 달러 상당의 테더(USDT) 거래를 처리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온라인 거래소 기록이라고 밝혔다.

하오왕은 주로 동남아시아권 범죄자들과 암호화폐 사기 범죄 집단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거래, 해킹 기술 판매, 자금세탁 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해왔다. 플랫폼 운영에 사용된 USDH라는 스테이블코인은 캄보디아 금융기업 후이온 그룹(Huione Group) 산하 발행사로부터 공급받았으며, 제재 회피에 악용된 정황도 포착되었다.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FinCEN)은 후이온 그룹이 하오왕 외에도 ‘후이온페이(Huione Pay)’, ‘후이온크립토(Huione Crypto)’ 등 다수의 결제·거래 인프라를 통해 최소 40억 달러의 불법 자금을 세탁하였으며, 이 중 일부는 북한 해커 조직의 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와 함께 텔레그램은 또 다른 불법 거래 플랫폼인 ‘신비 보증(Xinbi Guarantee)’의 계정도 동시 차단하였다. 해당 플랫폼은 자금세탁 중개 외에도 협박 서비스, 성매매 알선 등 불법 서비스를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엘립틱은 하오왕과 신비가 전체 테더 거래 기준 350억 달러 이상의 규모를 기록한 만큼, 이번 텔레그램의 개입은 주요 범죄 네트워크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하오왕과 신비 측은 텔레그램 내에서 활동을 재개하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으며, 엘립틱 공동창업자 톰 로빈슨(Tom Robinson)은 와이어드(WIRED)에 “이들이 여전히 새로운 채널 개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립틱은 현재도 하오왕 유사 플랫폼 30곳 이상을 추적 중이며, 텔레그램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추가 대응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