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 공동 개발자인 로만 스톰에 대한 형사 기소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암호화 기술 개발자에 대한 형사 책임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토네이도캐시 공동 개발자 로만 스톰에 대해 자금세탁, 미국 제재 회피, 무허가 송금 사업 운영 등의 혐의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법무부 내부 문건에서 ‘플랫폼보다는 범죄 이용자 처벌 중심’으로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는 상반된 결정이다. 스톰의 재판은 약 두 달 후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가장 최근의 법원 문서에 따르면, 검찰은 ‘무허가 송금 사업’ 혐의 중 일부를 철회하기로 하였으며, 이는 토네이도캐시 같은 비수탁형 믹싱 서비스가 기존 연방법상 송금 사업자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2019년 금융범죄단속반(FinCEN)의 해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혐의인 자금세탁 및 제재 회피는 여전히 적용되며, 스톰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따라 코드 작성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2024년 9월 연방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2년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토네이도캐시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약 70억 달러 이상의 불법 거래를 지원했다고 주장했지만, 2025년 3월 항소법원 판결 이후 스마트 계약은 ‘자산’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조용히 제재에서 제외됐다. 스톰과 함께 개발에 참여한 알렉세이 퍼체프(Alexey Pertsev)는 네덜란드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현재 항소심을 기다리며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자택에 머물고 있다.
디파이 교육 펀드(DeFi Education Fund)의 대표 아만다 투미넬리는 “중립적인 프라이버시 도구를 개발하는 기술자에게 과도한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으며,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도 스톰에 대한 지지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기소 유지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적 기조에도 불구하고, ‘개발자 책임’이라는 복잡한 법적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