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100개 탈취… 美 법무부, 3,840억 원암호화폐 범죄 조직 기소

| 김민준 기자

미국 법무부(DOJ)가 총 2억 6,300만 달러(약 3,84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절도 및 자금 세탁 사건과 관련해 피고 12명을 추가 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조직적인 사이버 범죄로, 피해자로부터 비트코인(BTC) 4,100개 이상을 탈취한 사례도 포함됐다.

지난 15일 법무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기소된 인물들은 각각 가명 ‘고스 페라리(Goth Ferrrari)’, ‘회계사(The Accountant)’ 등으로 불리며 대부분 캘리포니아 출신의 18세~22세 청년들로 구성됐다. 주요 피고인인 말론 램(Malone Lam)은 2024년 8월 18일, 제네시스(Genesis)의 채권자로부터 비트코인을 부정하게 탈취해 단일 범행만으로 2억 3,000만 달러(약 3,360억 원)를 빼돌린 것으로 지목됐다.

법무부는 해킹, 사기전화, 주택 침입, 암호화폐 하드월렛 절도 등 범죄 행위가 체계적인 협업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피고는 피해자의 아이클라우드(iCloud) 계정에 침입해 이동 경로를 추적했고, 공범인 마를론 페로(Marlon Ferro)는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주거지에 침입해 하드월렛을 훔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암호화폐 믹서, VPN, 그리고 일명 ‘필 체인(peel chain)’ 방식의 거래를 활용해 자금 흐름을 은폐했다. 필 체인은 여러 지갑을 거쳐 자금을 점진적으로 소액씩 분산하는 전형적인 암호화 자금세탁 방식으로,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범죄 수익은 클럽에서의 초호화 파티(최대 50만 달러 지출), 슈퍼카 28대 구입(최고 380만 달러), 명품 가방·시계·의류 구매에 사용됐으며, 일부는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주택과 전세기를 임차하는 데도 쓰였다.

이번 사건의 연방 기소는 조직범죄처벌법(RICO)을 포함해 전신 사기, 자금세탁 혐의가 병합돼 진행된다. 기소된 피의자 일부는 이미 체포됐으며, 두 명은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