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부자 노린 납치 급증…경호시장도 '불장'

| 김민준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업계 종사자와 투자자들을 겨냥한 납치 및 몸값 요구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개인 경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올해 들어 최소 세 건 이상의 강력범죄가 발생하면서 프랑스 보안 당국이 관련 인물들에 대한 특별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18일 블룸버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민간 보안회사 ‘인피니트 리스크 인터내셔널(Infinite Risks International)’이 최근 암호화폐 업계 고객들로부터 장기 계약 요청과 경호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신변 보호를 위한 보디가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기존 고객보다 규모도 훨씬 크고 다양한 출신 배경의 고객이 경호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경찰은 암호화폐 기업가와 투자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보호 수위를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위험상황 시 경찰 핫라인 우선 연결과 신변 보호에 필요한 사전 브리핑이 포함되며, 암호화폐로 부를 축적한 이들이 범죄 표적이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 차원이다.

프랑스 경찰은 또 암호화폐 관련 복장을 피하고 재산을 과시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보안 당국은 공개적으로 부를 알리는 것이 범죄 노출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에 따라 관련 종사자들의 개인적인 신변 안전이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시장 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범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하드웨어 지갑 업체 레저(Ledger)의 공동 창립자인 다비드 발란드(David Balland)는 지난 1월 프랑스에서 납치돼 며칠 간 감금되었다가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또 2024년 5월에는 프랑스의 한 암호화폐 기업가의 부친이 납치된 뒤 파리 외곽에서 구금된 상태로 발견됐고, 이 역시 경찰의 급습 작전을 통해 무사히 구출됐다.

특히 지난 5월 발생한 또 다른 납치 사건에서는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손가락 일부를 절단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현지 언론 르 파리지앵을 통해 전해졌다. 이는 프랑스에서 유사 범죄 피해자들이 고문을 당한 전례와 유사한 수법으로, 조직범죄와 연결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신변 위협이 실질화되면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한 자산 보안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물리적 위험 대비 역시 중요한 자산 보호 전략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