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ereum)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네트워크 확장과 별개로 탈중앙성과 검열 저항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이는 중앙화된 원격 프로시저 호출(Remote Procedure Call, RPC) 제공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개인 사용자가 직접 로컬 노드를 운영하도록 장려하자는 취지다.
부테린은 지난 5월 19일 자신의 이더리움 리서치 포럼 게시글을 통해 이더리움 1층(Layer 1) 네트워크를 로컬 노드 운영자에게 더욱 친화적인 구조로 개선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 사용자가 노드를 운영하는 것이 이더리움의 탈중앙성을 지키는 핵심이라며, RPC 시장이 소수의 기업에 의해 독점될 경우 플랫폼 검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RPC 제공업체는 유저와 지갑, 앱이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직접 노드를 구축하지 않고도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주는 중개자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지갑은 이러한 RPC를 통해 네트워크와 연결되며, 유저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RPC가 소수 기업에 집중될 경우 네트워크의 *검열 저항성*이 약화된다는 점이다.
부테린은 “소수의 RPC 제공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조는 사용자들을 제거하거나 검열하라는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며 “이미 상당수의 업체가 특정 국가 전체를 차단하고 있는 사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확장성과 탈중앙성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더리움의 장기적 보안성과 자유로운 접근성을 보장하려면 누구나 손쉽게 로컬 노드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선 노드 소프트웨어의 경량화와 데이터 처리 효율성 제고 등이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그 기반 철학인 탈중앙성과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부테린의 인식에서 출발했다. 이더리움이 진정한 ‘검열 저항 블록체인’으로 남기 위해선 RP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사용자 개개인의 참여가 다시금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