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가운데, 리플(XRP)과 코인베이스($COIN)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도 비공식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포춘에 따르면, 서클은 IPO에서 최소 50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네트워크를 통해 매각 루트 역시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리플은 지난 4월 30일 서클 인수를 시도했지만, 40억~5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서클이 평가한 내부 기업가치는 IPO 목표 수준을 기준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플이 인수할 경우, 현금과 자사 토큰인 XRP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코인베이스는 현금과 자사 주식 조합으로 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서클 간에는 오랜 협력 관계가 있다. 양사는 2018년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표준 수립을 목표로 ‘센터 컨소시엄(Centre Consortium)’을 공동 설립했으며, 코인베이스는 서클의 USDC를 자사 거래소에 상장해 유통시키는 데 깊이 관여해 왔다. 이런 배경 속에서 양사가 구조적인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클은 4월 1일 공식 IPO 신청서를 제출했고, 같은 달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4월 4일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상장 시기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IPO 전략과 매각 옵션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점에서, 서클은 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방향을 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 행정부가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 조성에 나서면서 2025년을 ‘암호화폐 IPO의 해’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비트와이즈(Bitwise)는 작년 12월, 규제 완화 흐름이 IPO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실제로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와 크라켄(Kraken)은 내년 또는 2026년 초를 목표로 IPO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전방위 무역관세 정책이 최근 대부분 해제되면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BTC)은 5월 12일 기준 사상 최고가인 10만 9,800달러를 불과 4.8% 차이로 바짝 추격 중이며,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S&P 500 지수도 한 달 새 15.6% 급등하며 긍정적 시장 기조를 형성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스라엘 기반 투자 플랫폼 이토로(eToro)는 5월 14일 나스닥 상장을 통해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주가는 첫날 29% 급등하며 시장의 낙관적 심리를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규제 완화와 투자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더 많은 암호화폐 기반 기업들이 자본시장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