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랠리에 국내 코인 시총 100조 돌파… 투자자 970만 명 시대

| 김서린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활기를 띠면서 국내 전체 시가총액이 100조 원을 넘겼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가상자산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게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국내 등록된 25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총은 107조7천억 원으로, 반년 전인 6월 말의 56조5천억 원에서 무려 91%나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액도 6조 원에서 7조3천억 원으로 증가했고, 투자자 예치금 역시 두 배 넘는 10조7천억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자 거래소의 영업이익도 상승했다. 작년 하반기 영업이익은 7천415억 원으로, 반기 전보다 28%나 올랐다. 원화로 거래되는 마켓의 거래금액이 늘어난 반면, 해외코인 기반의 코인마켓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이 시기 국내에서 실제 거래된 암호화폐는 중복 포함 1천357개였다. 이 중 287개는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단독 상장' 코인이었고, 그중 약 3분의 1인 97개는 한국인이 만들었거나 국내에서 대부분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코인'이었다.

또한 1천만 명에 가까운 이용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확인을 마친 개인 및 법인 계정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70만 명으로, 6월 말보다 25%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9%로 가장 많았고, 40대(27%), 20대 이하(19%), 50대(18%) 순이었다.

보유액 기준으로 보면, 66%의 이용자가 50만 원 미만을 투자하고 있었지만, 1천만 원 이상 보유자는 전체의 12%(121만 명), 1억 원 이상 보유자도 2.3%(22만 명)에 달했다.

다만, 시장이 커지면서 명암도 나뉘었다. 코인마켓의 거래는 줄고 적자가 발생했으며, 암호화폐 보관 및 지갑 서비스 업체 일부는 사업을 종료해 전체 수탁고가 1조5천억 원, 이용자 수도 단 1,300명으로 급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대감이 불씨를 당긴 이번 암호화폐 랠리는 시장의 확대뿐 아니라, 국내 이용자들의 활동 양상과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