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리플, 서클 인수전 돌입…USDC 주도권 경쟁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업계에서 큰 움직임이 포착됐다. 코인베이스와 리플이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 인수를 놓고 경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클은 기존 IPO(기업공개) 계획을 접고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춘의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이 양사 모두 서클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은 상태다.

리플은 올해 초 서클 인수를 위해 40억~50억 달러(약 5조 8,500억~7조 3,100억 원)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문가들은 인수가가 60억~65억 달러(약 8조 7,800억~9조 5,100억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이다.

폴 배런 네트워크는 이번 인수전이 단순한 기업 매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USDC를 확보하는 쪽이 급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비자와 마스터카드 같은 전통적 결제 시스템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리플과 코인베이스 모두 USDC의 미래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최근 재무제표를 보면, 현금 85억 달러와 암호화폐 투자자산 28억 달러를 보유해 총 유동자산이 113억 달러에 달한다.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대차대조표 조정이나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전망이다.

리플은 최근 CME그룹에서 XRP 선물 상품을 출시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USDC 거래량의 20%를 처리한 경험도 있어 스테이블코인 운영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로서는 코인베이스와 리플이 각각 45%의 확률로 우위를 다투는 가운데, 제3의 인수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10% 정도로 점쳐진다.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전 승자는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강력한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