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적극 홍보했다가 가치가 0으로 붕괴된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 사태와 관련된 조사 기구를 공식 해산했다.
19일자 정부 관보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과 마리아노 쿠네오 리바로나 법무부 장관이 공동 서명한 대통령령을 통해 ‘조사 임무 부대(Investigative Task Unit, ITU)’가 공식적으로 해산됐다. 대통령령에는 “조사 임무 부대는 그 임무를 완료했기 때문에 해산한다”고 명시됐다.
이 조치는 밀레이 대통령이 리브라 프로젝트의 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직접적인 홍보 역할을 했다는 논란이 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나왔다. 특히 야당 측은 오는 5월 20일부터 새로운 국회 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해 리브라 사태 전반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현지 주요 일간지인 클라린에 따르면, 주요 야당 인사들은 이번 해산 조치가 조기 정치적 책임 추궁을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리브라 사기극으로 인해 수많은 서민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밀레이 대통령의 책임 소재 규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리브라는 밀레이 대통령의 지지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출범한 암호화폐로, 정치적 상징성을 강조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실제 운영 주체와 토큰 발행 구조, 자금 흐름 등과 관련한 투명성이 결여되면서 결국 가격이 0으로 붕괴된 바 있다.
이번 부대 해산으로 정부 차원의 조사는 형식상 마무리된 셈이지만, 정치권과 피해자 단체가 독자적인 조사를 예고하면서 파문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특히 밀레이 대통령이 리브라 프로젝트에 관여한 방식과 민간 자본 유입의 전모가 의회 차원의 공식 문서로 밝혀질 경우, 정치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