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여파로 소비자들이 암호화폐 계정 해킹에도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발생한 SKT 유심(USIM) 해킹 사고와 관련해 소비자 5천여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41%가 가상화폐 계정 탈취 가능성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우려로는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87%)가 꼽혔고, 보이스피싱 악용(82%), 휴대폰 불통(4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해킹 사고는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와 같은 정보가 유출되면서 디지털 자산 보안 문제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소나 지갑은 휴대폰 인증을 주요 보안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유심 정보가 악용될 시 암호화폐 계정 탈취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SKT는 문제의 유심 정보를 무상 교체하고 있으나, 불안감은 여전하다. 실제로 유심을 교체한 누적 고객 수는 약 287만 명에 달하며, 이달 중 577만 개, 7월에는 500만 개 가까운 유심을 새로 공급할 계획이다. 유심 보호 기능도 새롭게 도입됐다.
그럼에도 소비자 만족도는 급락했다. SKT는 꾸준히 1위를 유지하던 통신사 만족도 조사에서 이번 해킹 사태 이후 3위로 밀려났다. 통신사 변경 의향도 SKT 가입자 사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SKT 측은 “유출된 정보만으로 스마트폰 복제나 금융사기가 발생하기는 어렵다”며, 금융사기 방지를 위해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도 강화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암호화폐 같은 주요 디지털 자산이 해커들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