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합의안 기각한 美 판결에 소송전 새 국면

| 손정환 기자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사이의 법적 공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XRP 보유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리플과 SEC가 공동으로 제출한 합의안 최종 승인 요청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업계에 큰 충격을 주며 소송의 향방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불러일렸다.

이번 달 초 리플과 SEC는 리플에 대한 벌금을 1억 2,5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감액하고 나머지 7,500만 달러를 기업에 반환하는 수정된 합의안에 동의했다. 또한 양측은 리플의 향후 활동을 제한하는 기존 금지명령 해제도 요청했다.

하지만 토레스 판사는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이 요청을 거부했다. 5월 15일 판사의 결정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수정된 합의안이 법원에 제출되지 않으면서 XRP 커뮤니티 내에서는 지연 이유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직 SEC 변호사는 이번 문제가 단순한 절차상의 오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합의안의 접근 방식에 중대한 실질적 문제가 있었다"며 "판사가 최종 판결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양측이 주장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절차상의 실수로 리플의 합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진행 과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는 1억 2,500만 달러의 원래 벌금이 유지되고, 기존 금지명령도 계속 유효하며, SEC의 리플에 대한 소송도 기술적으로는 계속 진행 중인 상태다.

리플과 SEC의 소송전은 법적 공방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양측 모두 합의를 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법원은 충분한 법적 근거 없이는 최종 판결을 쉽게 번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