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럼프 코인' 보유자 백악관 초청…한국 투자자도 VIP로 참석

| 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개 암호화폐 행사에 한국인 투자자들도 초청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이틀 연속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행사에서는 밈 코인 ‘트럼프 코인($TRUMP)’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들이 초대됐다. 행사 장소는 워싱턴DC 인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과 백악관 내부 비공식 투어로 구성됐다. 이 중 23일 백악관 투어는 보유 순위 상위 25위 이내 VIP만 대상이었다.

암호화폐 투자 회사 ‘하이퍼리즘’의 오상록 대표는 트럼프 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한 인물로, 두 행사에 모두 초청받아 참석했다. 오 대표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후 투자업계에 몸담았다가 2018년 하이퍼리즘을 공동 창업했다. 지금은 신흥 가상자산 신탁사로 떠오른 하이퍼리즘은 코인베이스 벤처스, 해시드, 삼성넥스트 등으로부터 200억 원 넘는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행사 초청자 중에는 라수경 하이퍼리즘 최고운영책임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녀는 서울대 작곡과 출신으로, 이전에는 음악 플랫폼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하이퍼리즘에 합류했다.

해외 언론들도 암호화폐와 연관된 이번 사적 행사에 관심을 쏟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하이퍼리즘을 “서울과 도쿄를 기반으로 아시아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암호화폐 자산운용사”로 소개하며, 오 대표가 행사장에 입장하고 백악관 주변에서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밖에는 이 행사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십 명이 팻말을 들고 집결했다. “가상화폐 부패를 중단하라”, “참석자 리스트를 공개하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도 눈에 띄었다. NBC방송은 이를 두고 "암호화폐 거래를 통한 대통령의 사익 추구"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비췄다.

행사에 참석한 인물들은 국가와 업종을 넘나드는 인물들로 다양했다. 저스틴 선 트론(TRON) 창립자, 전직 NBA 스타 라마 오돔 등을 비롯해 가상화폐 유명인사와 셀럽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참석 규칙은 다소 엄격했다. 초청 대상자는 자신만 입장 가능하고 동반인은 허용되지 않았다. 22일 행사 입장권만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었고, 23일 백악관 투어는 철저하게 VIP 전용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텍사스 거주자 미셸 비스트리츠키는 "중국, 필리핀, 두바이,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사람들이 왔고 약 50%는 미국 이외의 국적이었다"며 글로벌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연결성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보유자들을 직접 만나고 초청하는 이번 행보는, 자신의 이름을 딴 코인을 둘러싼 정치적·경제적 파급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인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국내 암호화폐 업계의 존재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