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계좌를 사기 조직에 빌려준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계좌는 암호화폐 거래에 사용될 뻔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충북 단양경찰서는 최근 물품 대리 구매 사기 조직에 계좌를 제공하고 피해금을 송금하려던 2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달 16일 오후, 다른 사람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입금된 1천여만원을 사기 조직의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로 이체하려다 적발됐다. 피해자가 경찰에 즉각 신고했고, 계좌 추적을 통해 덜미가 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SNS를 통해 "건당 고액 수익 지급"이라는 말에 속아 자신의 계좌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이체한 금액이 이번 건 외에도 총 800여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은 군부대 관계자인 것처럼 속여 단양의 한 마트에 전화를 걸고, 보육원에 기부할 섬유유연제를 사겠다고 거짓말했다. 그러고는 낯선 업체에 필요한 전투식량을 대신 사달라며 대금을 가로채려는 수법이었다.
특히 이 돈들은 암호화폐 투자 등으로 위장되거나 거래소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훨씬 까다로웠을 수 있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대리 거래 수법은 대부분 암호화폐나 해외 송금 등으로 이어져 추적이 어려운 범죄로 악용된다"며 "공공기관은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혹시 이런 제안을 받았다면 반드시 공식 확인부터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씨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으며 "계좌가 범죄에 쓰일 줄 몰랐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추가 피해와 계좌 제공 경위 등을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