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BBVA, 자산가에 비트코인·이더리움 투자 최대 7%까지 추천

| 손정환 기자

스페인 최대 금융기관 중 하나인 BBVA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투자를 공식 추천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태도에 방점을 찍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BBVA는 최근 자사 고액 자산가 고객에게 자산 포트폴리오 중 최대 7%를 암호화폐에 배분할 것을 권고했다. 적극적인 리스크 허용 범위에 따라 최소 3%에서 최대 7%까지 분산 투자를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바스크 지방 빌바오에 본사를 둔 BBVA는 스페인 내 규모 1, 2위를 다투는 금융그룹이다. 이 은행은 총 자산 약 7,000억 달러(약 973조 원)를 운용 중이며, 전 세계적으로 8,000만 명에 이르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유럽 지역 은행들은 암호화폐 분야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어 왔으며, 현재까지도 약 95% 이상의 유럽 금융기관이 본격 투자나 직접 서비스 제공에 나서지 않는 보수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BBVA의 행보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암호화폐를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천’까지 나선 금융기관은 유럽 내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은행이 고액 자산가에게 전략적 자산 분산의 일환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권하는 것은, 명시적인 제도화와 금융 시장 통합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BBVA는 이미 암호화폐 커스터디 및 매매 플랫폼을 스위스 법인을 통해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며, 이번 고액자산가 대상 리서치와 상품 제안은 이를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례는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 시스템 내 주요 자산군으로 통합되는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BBVA 리서치팀은 “디지털 자산은 헷지 수단이자 장기 투자 자산으로서 일정 수준의 포트폴리오 편입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실질 투자 조언으로 연결지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여전히 변동성이 크고 규제 불확실성도 존재하지만, 메이저 금융기관이 먼저 포문을 연 만큼 이에 동조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