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트레이더가 일주일 만에 무려 8번의 강제 청산을 겪으며 약 139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해 암호화폐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qwatio’라는 익명의 사용자로 알려진 이 트레이더는 이더리움(ETH)과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을 운영하던 중, 잇따라 포지션이 무너지며 큰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체인 분석 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의 관찰에 따르면, qwatio는 최근 4일간에만 약 1,000만 달러(약 139억 원)의 손실을 냈다. 특히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거래소에서 레버리지를 50배까지 활용한 고위험 전략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8,000 ETH(약 279억 원)와 280 BTC(약 423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와 같은 규모의 청산은 유동성 공급자인 하이퍼리퀴드 자체에까지 부담을 주면서, 플랫폼 운영 방식의 변경을 초래했다.
실제로 하이퍼리퀴드는 이후 ETH의 최대 레버리지를 25배로 축소하며 또 다른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watio는 이후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숏 포지션을 잡으며 당일 가격 하락을 예측했고, 500만 달러(약 70억 원)를 추가 증거금으로 투입한 끝에 440만 달러(약 61억 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 트레이더는 과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표하기 직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롱 포지션에서 하루 만에 약 680만 달러(약 95억 원)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정확한 타이밍으로 인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그가 ‘내부자 정보’를 알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 qwatio의 행보는 과거 또 다른 ‘고위험 유저’로 알려진 제임스 윈(James Wynn)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제임스는 한때 비트코인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375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을 통해 8,700만 달러(약 1,209억 원)의 미실현 수익을 기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연합 관세 발표 직후 폭락세에 휘말리며 5일 만에 이익 대부분을 반납한 전력이 있다.
룩온체인은 “제임스는 무려 70일 동안 0에서 8,700만 달러까지 수익을 쌓았으나, 고작 5일 만에 이를 모두 잃었다”며 무리한 레버리지 전략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qwatio 역시 비슷한 길을 밟고 있으며, 새로 개설한 지갑에서는 최근 6차례 연속 청산을 겪으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재 해당 지갑의 손실만 해도 약 1,000만 달러(약 13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과 변동성을 활용한 고수익 전략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극단적인 레버리지는 그만큼 치명적인 리스크도 동반한다. 이번 사례는 극단적인 투기 매매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막대한 자산을 소진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고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