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70%, 암호화폐 추가 매수 의향…투자금 평균 1,000만 원 분석

| 손정환 기자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7명이 암호화폐 추가 매수를 고려 중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5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조사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며, 응답자의 약 27%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투자금은 1,000만 원으로, 이는 전체 자산 중 14%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투자자 중 다수가 30~40대이며, 초기에는 남성 측 비중이 높았으나 2024년부터 여성 투자자의 유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동기로는 여전히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요인(FOMO)이 주요 이유로 꼽혔지만, 그 비중은 이전 조사 대비 57%에서 34%로 줄어드는 등 보다 전략적인 접근으로 변화하는 추세도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비트코인(BTC)이 전체 응답자의 89%로 가장 높은 보유율을 보였지만, 거래 경험이 풍부할수록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분산투자하는 경향도 관찰됐다. 또 하나의 주요 이슈는 거래소와 은행 간의 연결성으로, 응답자의 70%는 우대 혜택이 있는 신규 은행보다는 기존의 국내 시중은행과 연결된 거래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향후 관심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 중 43%는 투자를 계속 확대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28%는 일정 수준의 관심을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변동성(56%)과 거래소 파산(61%), 사기 우려(61%)는 여전히 큰 장애 요인이지만, 전통 금융기관의 참여 확대(42%)와 법적 규제 강화(35%)가 투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 고위 관계자 중에서도 암호화폐 보유자가 약 20%에 달한다는 다른 설문조사 결과다. 이는 국내 정책 결정권자들 역시 디지털 자산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미국계 투자회사 파라탁시스 홀딩스(Parataxis Holdings)가 국내 바이오 기업 지분 2,500억 원(약 1,739억 원) 규모를 인수하며, 국내 최초의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Strategic Reserve) 기업 설립 계획을 밝혔다. 한국은행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점진적인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제도권에서도 긍정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친크립토 성향의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의 지지는 결국 정책 및 제도 변화로 이어져 암호화폐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활황을 보이는 시장으로 꼽힌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거의 30% 급등하며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올해만 약 57조 원(약 41조 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구상에 더욱 속도를 내게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