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펀드 11주 연속 순유입…비트코인(BTC)에만 3조 원 몰려

| 손정환 기자

디지털 자산 펀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27억 달러(약 3조 7,530억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며 11주 연속 순유입 기록을 세웠고, 누적 유입액은 총 169억 달러(약 23조 4,81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3억 달러(약 25조 4,370억 원)에 맞먹는 수치로, 암호화폐 투자 시장에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상반기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코인셰어스(CoinShares)에 따르면 이번 유입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대체 투자처로서의 디지털 자산 수요가 확대된 데 기인한다. 특히 비트코인(BTC)은 22억 달러(약 3조 605억 원)의 자금이 집중되며 전체 유입액의 83%를 점유했다.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 신뢰감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가격 하락에 베팅한 '쇼트 비트코인’ 상품에서는 290만 달러(약 4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연초 이후 누적 유출액이 1,200만 달러(약 167억 원)에 달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의 명확한 상승 기대 심리를 반영한다.

이더리움(ETH)에도 4억 2,900만 달러(약 5,957억 원)가 유입돼 연초 이후 유입액을 총 29억 달러(약 4조 311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 밖에도 XRP는 1,060만 달러(약 147억 원), 솔라나(SOL)는 530만 달러(약 74억 원)를 기록했다. Sui에는 140만 달러(약 19억 원), 체인링크(LINK) 및 카르다노(ADA)에는 각각 80만 달러(약 11억 원), 70만 달러(약 10억 원)가 유입되며 꾸준한 기관 투자 흐름을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26억 5,000만 달러(약 3조 6,835억 원)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스위스(약 320억 원)와 독일(약 275억 원)도 소규모 유입을 보였다. 반면 홍콩은 2,300만 달러(약 320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6월 전체 기준으로는 1억 3,200만 달러(약 1,835억 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흥미롭게도, 전통적으로 부진했던 6월의 흐름 속에서도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4조 5,000억 달러(약 625조 5,000억 원) 규모 감세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는 소식과 함께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QCP 캐피털은 "지금은 7월 4일 법안 처리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폿 ETF를 통한 기관 수요도 강세를 유지 중이다. 비트코인 스폿 ETF에는 한 주 동안 22억 달러가 새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의 비트코인 상장 기업 메타플래닛도 최근 1억 800만 달러(약 1,501억 원) 상당을 추가 매입하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도 ETH와 SOL 기반 스테이킹 ETF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했지만, 옵션 시장의 변동성은 역사적 저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 리스크 프리미엄 자체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시장 전반이 낙관적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암호화폐 자산은 여전히 불확실한 거시 환경 속 '디지털 피난처' 역할을 자처하며 투자자 유입세를 견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