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방크, 비트코인 수탁 서비스 준비…암호화폐 생태계 본격 진입

| 김민준 기자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방크가 내년 중 고객들에게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2026년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번 계획은 오스트리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판다(Bitpanda)의 기술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도이치방크는 독일 내 디지털 자산 수탁 라이선스를 확보하고자 지난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왔으며, 이번 프로젝트에는 스위스 기반 기술 기업 토로스(Taurus)도 파트너로 참여한다. 토로스는 이미 도이치방크의 투자를 받은 바 있는 업체다.

도이치방크는 2020년부터 암호화폐 보관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관련 인프라를 갖추려는 움직임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에는 이더리움(ETH)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 개발에 착수하며 암호화폐 생태계에 직접 뛰어드는 모습도 보였다.

디지털 자산 부문을 총괄하는 사비흐 벡자드(Sabih Behzad)는 지난 6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우호적인 규제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다양한 역할로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이치방크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외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도이치방크는 결제 시스템 향상을 위한 자사 토큰화 예금 솔루션 개발도 테스트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행보는 전통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산업 본격 진출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도이치방크는 2024년 6월부터 비트판다와 함께 암호화폐 결제 인프라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토로스와의 협업을 통해 수탁 서비스의 기술적 기반까지 다지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보도에 대해 도이치방크와 비트판다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소식은 독일의 또 다른 대형 금융기관인 슈파카센(Sparkassen-Finanzgruppe)이 약 5,000만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발표 직후에 전해져, 독일 금융권 전반의 암호화폐 수용 확대 움직임에 힘을 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