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디지털 라지캡 펀드(GDLC)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로 인해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리플(XRP) 등 대표 알트코인이 포함된 첫 ETF가 공식 출범하게 됐다. 이 조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규제 전환점으로 평가되며, 투자자 신뢰 회복과 함께 알트코인 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ETF 승인 배경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친(親) 암호화폐 기조가 있다. SEC는 지난 몇 달 간 블랙록, 피델리티 등 주요 자산운용사와의 긴밀한 접촉을 이어가며 현물 암호화폐 ETF 승인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SEC가 승인한 GDLC 펀드는 자산운용 규모(AUM) 약 7억 7,400만 달러(약 1조 757억 원)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등 주요 자산을 고르게 담고 있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해당 승인 이후 이어질 ETF 시장 확대 흐름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가적인 현물 알트코인 ETF 승인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ETF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대다수가 원했던 일이고 무엇보다 시장논리에 부합한다”며 “상위 50위권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이 흐름에 포함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밝혔다.
기관 자금 유입 지표도 긍정적이다. 지난 1일 블랙록의 IBIT를 포함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약 1억 200만 달러(약 1,420억 원)의 순유입이 발생, 15일 연속 자금 유입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전반적인 시장 하락 속에도 기관 투자가들이 여전히 강한 매수 의지를 보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알트코인 ETF 승인으로 촉발될 ‘알트코인 시즌’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기대수익률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투자자 입장에선 지금이 장기 분할 매수전략(DCA)을 고려할 시점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이제 SEC의 후속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연달아 추가 승인 사례가 이어진다면,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 한 번 상승 전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특히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처럼 실사용성과 네트워크 확장성이 입증된 프로젝트들이 ETF화되면서, 제도권 유입 문턱이 본격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