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자본 규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개최된 유럽중앙은행 포럼에서 “규제받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될 경우, 자본 유출입에 대한 관리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원화와 달러 각각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의 상호 환전이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한 발언이었다.
최근 미국에서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통과되자, 국내 핀테크 업계도 정부에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가를 요청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 총재는 “지금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논의 열기가 매우 뜨겁다”며, “비은행권에서도 해당 코인을 만들겠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현재 시중은행들과 함께 예금토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민간 비은행 금융업체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청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일부에선 블록체인 기술로 모든 거래를 추적하고 고객확인(KYC)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기능이 실제로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내로우 뱅킹(예금을 받되 대출은 하지 않는 제한된 기능의 은행)과 같은 새로운 금융 형태도 건전성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한국은행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며, 정부 담당 부처와 긴밀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내렸다”며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도권의 빠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