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자들, 1,668조 원 어치 미실현 수익에도 'HODL' 선택

| 김민준 기자

비트코인(BTC) 투자자들이 매도보다 보유에 더 무게를 실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반에 ‘기다림의 심리’가 짙어지고 있다. 최근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대부분의 투자자가 아직 실현하지 않은 수익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노드는 주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까지 회복한 이후, 투자자 대다수가 미실현 수익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는 9만 8,300달러(약 1억 3,639만 원) 부근에서 강한 지지력을 확보한 데 따른 결과로, 155일 이하 짧은 기간 동안 비트코인을 보유한 단기 보유자들의 평균 매입가와도 유사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한 미실현 수익 규모가 총 1조 2,000억 달러(약 1,668조 원)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조 3,000억 달러(약 1,807조 원)에 거의 근접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평균적으로 125%의 평가익을 보유 중인 셈이다.

이처럼 수익률이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는 매도 대신 ‘HODL(보유)’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래스노드는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 시세는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충분한 익절 신호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 전반에서 보유 전략이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온체인 데이터상에서도 이러한 판단이 뒷받침된다. 실현 수익 감소는 물론, 장기 보유자의 코인 보유량은 지속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이는 단기적인 차익 실현보다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투자 관점'이 탄탄히 자리잡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