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네트워크, '새우부터 혹등고래까지' 등급제 도입…커뮤니티 활력↑

| 손정환 기자

Pi 네트워크를 둘러싼 커뮤니티가 색다른 방식으로 들썩이고 있다. 사용자들이 채굴한 파이코인(PI)에 따라 '새우'부터 '혹등고래'까지 해양 생물로 등급이 나뉜 분류 체계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 재미 요소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메인넷 론칭을 앞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생물 분류법은 파이네트워크 공동 창업자인 니콜라스 코칼리스(Nicolas Kokkalis)가 최근 공개한 것으로, 사용자들의 보유량에 따라 가입자를 여덟 가지 Tier로 나눈 것이 핵심이다. 1개 미만은 ‘새우’, 1~9개는 ‘게’, 10~49개는 ‘문어’, 50~99개는 ‘물고기’, 100~499개는 ‘돌고래’, 500~999개는 ‘상어’, 1,000~4,999개는 ‘고래’, 그리고 5,000개 이상은 궁극의 ‘혹등고래’로 분류된다. 커뮤니티는 이를 뱃지처럼 자랑하며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이 보유 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핵심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새우’에 속해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체 사용자 중 약 70%가 1개 미만의 파이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면 상위 100개 지갑이 전체 유통량의 96% 이상을 차지한다. 물론 해당 수치는 소각 지갑과 유동성 풀의 주소도 포함돼 있지만, 파이코인의 보급 구조가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이 같은 분포는 향후 파이코인이 외부 거래소에 상장되고 실질적인 가치가 부여될 때 가격 형성 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소수의 '고래' 또는 '혹등고래' 급 주소가 초기 유통량에 큰 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체 유저 중 수많은 '새우'들이 아직 초기 채굴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메인넷으로의 이주와 대규모 채택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해양 생물 분류 방식은 공식 로드맵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하는 데는 확실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서로의 등급을 비교하며 친근감을 형성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충성도도 높여가는 추세다. 향후 파이코인이 중앙화된 거래소 없이 독자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거리지만, 이러한 비공식 문화가 유저 결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결국 ‘새우’든 ‘혹등고래’든, 모두가 한바다 안의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참신한 공동체 실험으로 평가된다. 파이네트워크가 다음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다른 탈중앙화 프로젝트들이 참고할 만한 흥미로운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